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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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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를 봤다. 내가 본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들은 사회고발물의 느낌이 있어 마음 편히 볼 수 없었다. 그러기에 고레에다 영화는 시작 버튼을 누르기전 약간의 결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단 영화가 시작되면 다음엔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끝까지 보게된다. 고레에다 감독만의 독특한 이 연출과 흡입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아무도 모른다‘도 20년이 넘었지만 전혀 낡지않고 고레에다만의 감성과 개성이 있어 보는내내 재밌었다고는 말 못하지만 지루하진 않았다. 그래서 끝까지 보게 된다. 이게 신기하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족과 책임감에 대해 생각했다. 제천으로 이사 오면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다. 단순히 귀여워서, 집에 혼자라 심심해서 키우고 싶었던것뿐만아니라 내가 책임질 ..
소방관 소방관이라는 영화를 봤다. 제목만 들어도 신파요소가 강할것 같은 영환데 역시나 내가 기대한만큼의 신파영화 그 자체였다. 특히 복선과 스토리가 너무 뻔하고 지루했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서 민간인들을 구조하는 액션신은 나름 박진감넘치고 cg도 깔끔해서 좋았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재미없었어.. 제목이 소방관이니 당연히 소방관의 고충은 나올수밖에 없겠지. 근데 이걸 묘사하는게 너무 낡았다. 영화 배경이 2000년대 초반이다보니 연출도 일부러 그때 감성으로 한걸까. 킬링타임용도 아니고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도 아니고 나에겐 그저 시간 낭비용 영화였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현장지휘관의 말을 안 듣는 주인공이 너무 답답하고 짜증났다. 상급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는 이유가 분명 있고 지휘체계..
마리우폴에서의 20일 기록해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누군가가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기자라는 직업이 있는것이며 우크라이나에도 이런 진정한 기자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2022년 2월 러시아 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2022년 5월 20일 마리우폴은 완전히 함락됐다. 이 전쟁으로 인해 모든걸 잃었지만 살아가려는 사람들, 수 많은 피해자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모든 이를 구할 수 없어 눈물 흘리는 의료진들, 절대적 열세 상황에서도 끝까지 조국을 지키려하는 군인들 그리고 이를 필사적으로 기록한 기자들을 기록한 이 영화를 보는 와중에 오늘 저녁엔 뭐 먹어야 좋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이런 잔인하고 끔찍한 영상들을 보고도 이런 생각이 들다니. 내 뇌가 수많은 자극적인 영상 매..
존 오브 인터레스트 휴대폰 보고 싶다.. 영화 시작되고 10분 동안 들었던 생각이다. 극장이 아닌 집에서 봤으면 무조건 휴대폰 보다가 영화 끄고 유튜브 틀었을 것이다. 그만큼 불친절하고 난해해서 집중하기 어려웠고 딴 생각이 많이 났다. 혹시 이 영화 볼 생각 있으시면 반드시 극장에서 보세요. 집에서 보면 끝까지 보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재미있게 봤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러나 뻔한 영화가 아닌 광기로 가득 찬 한 예술 작품을 감상한 것만 같아 흥미롭고 좋았다. 감독 미친놈임 진짜.
어느 가족 인간은 태어나면서 가족이 정해진다. 운이 좋은 아이는 돈 많고 화목한 가정에 운이 나쁜 아이는 가난하고 불온한 가정에 자기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난다. 그렇게 어느 가정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그 인간의 성격, 가치관, 사회성 등등 대다수의 것들이 결정된다. 나는 운에 기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운이라는 게 모든 순간에 실재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운을 좋게 만드는 건 그 인간의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가정에서 태어나는가는 정말 순수 운 그 자체다.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나고 그 부모의 가족이 되어 자기의지가 생길때쯤이면 이미 가족의 환경에 물들여졌을것이며 자기의지로 부부가 되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은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가족의 구성원이 된다. 이런 순환이 불교의 핵심 사상인 윤회사상..
언제부터였을까 잠은 나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어렸을 때부터 잠을 잘 자지 못하였다. 학생 시절 수업 시간에 매일 졸아 진도를 못 따라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 했다. 일주일 동안 못 자 멍한 상태로 본 첫 공무원 시험도 너무 아쉽다. 불면증이 심할 땐 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집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웠고 아파트 복도 난간에서 떨어지는 상상도 자주 했다. 누군가에게 잠은 일상적인것이겠지만 내게 잠은 나를 파멸시키는 존재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다시 불면증이 심해질까 봐 무섭다. 영화 잠을 봤다. 이 영화에서도 잠이 사람을 파멸시킨다. 공포 영화인지 모르고 봤는데 나에겐 지금까지 본 공포 영화중 가장 무섭고 재밌었다. 공포는 대개 불명확한 존재가 나타났을 때 느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1. 사운드가 좋았다. 특히 건물 무너지는 소리 2. 이병현은 그냥 얼굴만 비춰도 재밌다. 3. 박보영이 맡은 캐릭터는 약간 답답하지만 예뻐서 용서가 된다. 4. 한국만 지진이 난 걸까? 전세계적으로 저렇게 지진이 날 수 있을까? 다른 나라에서 구조는 안오는걸까? 5.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이 영화의 주 스토리인데 좀비영화에서 봤던것 같은 이야기만 나오는거 같아 약간 아쉬웠다. 6. 콘크리트 유토피아. 차가운 느낌의 콘크리트와 따뜻한 느낌의 유토피아가 합쳐진 제목이 복합적인 감정을 들게 만든다. 7. 어쨋든 재밌는 영화였다.
아이리시맨 live(살다)와 survive(생존하다) live대신 survive를 선택한 프랭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간걸까. 나는 지금 survive 하고 있는가 live하고 있는가. 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32년간 난 survive하고 있던것 같다. 이젠 살고싶다. 죽음의 순간 꽤 즐거웠던 인생이라 느끼며 갈 수 있도록. 영화 막바지에서 프랭크가 간호사에게 묻는다 . “still alive?” 이 대사가 인상에 남는다. 간호사가 아닌 나에게 묻는것 같았다. 지금 나는 살아있는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일때문에 법원을 몇 번 갔다. 작은 지방 법원이지만 재판장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것과 거의 유사했다. 그러나 장소만 비슷하지 재판 자체는 리갈하이나 변호인에서 본 그것들과는 전혀 달랐다. 꽉 막힌 판사도 권력에 찌든 검사도 열정적으로 변론하는 변호사도 없었다. 내가 실제로 본 재판들은 마치 병무청에서 하는 병역판정 검사처럼 형식적이고 무미건조한 것들이었다. 다만 현실의 재판과 드라마, 영화, 병역판정 검사의 공통점도 있다. 바로 피고인이다. 대중매체에서나 병역 판정 검사에서나 현실의 재판에서나 피고인들은 모두 간절하다. 어제 본 이 영화에서도 피고인들은 간절했다. 그러나 심판인 판사와 싸움을 하는 검사, 변호사들은 현실의 재판과 유사하게 매일 하는 사무일을 처리하듯 재판을 이어간다. 그래서 피고인들은 ..
슬픔의 삼각형 기생충처럼 어디로 항햘지 예측이 안된다. 난 이런게 좋다. 인 덴 볼켄!
파벨만스 주인공인 새미와 그의 엄마는 닮았다. 둘 다 예술가이며 이기적이다. 그래서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길을 간다. 가족조차 저버리고 자신만의 삶을 산다. 이기적이란 말은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지만 나는 좋아한다. 이런 이기적인 캐릭터들이 좋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어하는것을 알고 오로지 그걸 위해서만 달리는 모습이 멋지다. 사자의 입에 들어가는건 예술이 아니다. 사자의 입에 들어가는건 용기다. 사자의 입에 들어가서 살아 남는게 예술이다.
더 웨일 내 인생 중 가장 잘한 일은 무얼까. 아직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만들자.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죽는 순간 떠올리면서 갈 수 있도록. 그게 나에 대한 구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