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어느 가족


인간은 태어나면서 가족이 정해진다. 운이 좋은 아이는 돈 많고 화목한 가정에 운이 나쁜 아이는 가난하고 불온한 가정에 자기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난다. 그렇게 어느 가정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그 인간의 성격, 가치관, 사회성 등등 대다수의 것들이 결정된다. 나는 운에 기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운이라는 게 모든 순간에 실재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운을 좋게 만드는 건 그 인간의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가정에서 태어나는가는 정말 순수 운 그 자체다.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나고 그 부모의 가족이 되어 자기의지가 생길때쯤이면 이미 가족의 환경에 물들여졌을것이며 자기의지로 부부가 되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은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가족의 구성원이 된다. 이런 순환이 불교의 핵심 사상인 윤회사상같아 뭔가 재밌다.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가족 뽑기는 한 인간의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가챠(뽑기 행위)이며 이건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순전히 운으로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운이 나빠 가족을 잘 못 만난 아이들을 발견하고 구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 아이들에게 가족을 바꿀 자기의지를 줘야한다고 고레카와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을 보고나서 생각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리우폴에서의 20일  (0) 2024.11.12
존 오브 인터레스트  (0) 2024.06.23
  (0) 2023.09.16
콘크리트 유토피아  (2) 2023.08.14
아이리시맨  (0) 202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