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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제부터였을까 잠은 나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어렸을 때부터 잠을 잘 자지 못하였다. 학생 시절 수업 시간에 매일 졸아 진도를 못 따라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 했다. 일주일 동안 못 자 멍한 상태로 본 첫 공무원 시험도 너무 아쉽다. 불면증이 심할 땐 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집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웠고 아파트 복도 난간에서 떨어지는 상상도 자주 했다. 누군가에게 잠은 일상적인것이겠지만 내게 잠은 나를 파멸시키는 존재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다시 불면증이 심해질까 봐 무섭다. 

 영화 잠을 봤다. 이 영화에서도 잠이 사람을 파멸시킨다. 공포 영화인지 모르고 봤는데 나에겐 지금까지 본 공포 영화중 가장 무섭고 재밌었다. 공포는 대개 불명확한 존재가 나타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인간이 잠에 드는 원리가 무엇일까. 또 잠에서 깨는 원리는 무엇일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그래서 잠은 공포다. 화성에 인간을 보낼수 있을 만큼 과학이 발달했지만 인간이 스스로 잠을 통제 하는건 불가능하다. 내가 원할 때 자고 원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그런 기계가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잠이란 존재가 필요 없는 기계인간이 나오는게 더 빠를까. 과연 인간은 잠까지 정복할 수 있을까.

 내일은 마라톤 대회가 있다. 잠을 잘 자야 한다. 잘 잘 수 있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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