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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26 도쿄 5일차 - 요코하마

260302

오늘은 요코하마로 숙소를 옮기는 날. 원래는 후지큐를 다시 가고 싶어서 가와구치코에서 2박을 하려고 했지만, 가는 날 비 예보가 있어 계획을 바꿨다. 도쿄에서 전철로 30분 정도면 닿는 항구도시 요코하마. 인천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도쿄를 다녀온 회사 동료가 “요코하마가 제일 좋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출국 하루 전에 가와구치코 대신 요코하마로 급히 변경했다.

요코하마의 가장 큰 장점은 숙소비다. 4성급 호텔 싱글룸이 1박에 4만 원대. 도쿄의 비즈니스 호텔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도쿄 숙소비가 부담된다면 요코하마에 머물며 도쿄를 오가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

요코하마에 도착해 지하철역 밖으로 나오니, 도쿄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바다 바로 옆 도시라 그런지 바람이 세게 불어 체감 온도가 더 낮다. 내가 머무를 미나토미라이 지구는 고층 빌딩이 늘어선 송도 느낌의 신도시다(송도 한 번도 안 가봄). 역에서 호텔까지는 걸어서 3분. 금방 도착했다.

체크인 카운터는 공항처럼 넓고 규모가 상당했다. 25층짜리 건물 전체가 호텔이고, 내부에는 식당만 열 곳이 넘는다. 편의점, 카페, 대욕장, 헬스장, 수영장까지 갖춰져 있어 호텔 안에서만 지내도 충분할 정도다. 이런 규모 덕분에 숙박료가 저렴한 게 아닐까 싶다.

점심은 요코하마 시청 건물 안에 있는 진마파두부에서 해결했다. 최근에 지은 듯한 시청 건물은 크고 깔끔했다. 런치 메뉴로 매운 마파두부를 주문했는데,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매운맛이 기분 좋게 퍼졌다. 과하게 맵지 않고 적당히 얼얼해서 딱 좋았다. 일본 사람들도 이 정도 맵기는 괜찮은지 괜히 궁금해졌다.

식사 후에는 야구를 보러 요코하마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오후 1시 경기라 맞춰 갔는데, 이상하게도 경기장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알고 보니 경기는 내일. 완전히 날짜를 착각했다. 하필 내일은 비 예보도 있어서, 아마 경기도 취소될 것 같다. 일본 야구 관람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계획이 틀어져 근처에 있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처럼 탕후루, 샤오롱바오 등 무난한 중국 음식을 파는 거리인데 여기도 내 취향은 아니라 잠깐 둘러보고 근처 스타벅스로 이동했다. 일본 한정 메뉴를 마셔보고 싶어 호지차 라떼를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카페인이 꽤 들어 있었다. 이미 주문했으니 다 마시긴 했지만, 오늘 밤 잠이 잘 올지 모르겠다. 씁쓸하면서도 달콤해서 맛은 좋았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라멘집으로 갔다. 토리파이탄, 닭 육수 라멘을 주문했는데 한약 향 없는 진한 삼계탕 국물을 더 농축해 놓은 느낌이다. 다른 라멘보다 염도도 낮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런치 타임에 무료로 제공된 밥까지 말아 먹고 든든한 상태로 호텔까지 걸어왔다.

체크인 시간인 세 시에 맞춰 호텔 도착. 사람이 많았지만 키오스크가 여러 대라 금방 처리됐다. 가장 저렴한 전망 없는 객실을 예약했는데, 무려 19층 시티뷰 룸으로 업그레이드됐다. 4만 5천 원에 이런 경험이라니. 어제 마라톤 여파인지 조금만 걸어도 피곤함이 밀려온다. 호텔 대욕장에서 피로를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객실 뷰

호텔에서 쉬며 저녁엔 뭐 먹을까 구글맵을 보는데 나폴리 피자집을 발견해서 갔다. 인테리어도 세련됐고 손님들도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버섯 마르게리타와 아페롤을 주문했다. 아페롤은 이탈리아 여행 때 자주 마셨던 칵테일이라 반가운 마음에 시켰지만, 이곳에서는 술보다는 음료수에 가까운 맛이라 조금 아쉬웠다. 대신 피자는 훌륭했다. 나폴리에서 먹었던 피자와 거의 비슷할 만큼 제대로 된 나폴리 스타일. 가격도 한 판에 15,000원 정도로 합리적이다. 나폴리가 멀게 느껴진다면 요코하마에서도 충분히 비슷한 만족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패밀리마트에서 야식을 샀다. 크래프트 맥주라고 적혀 있어 골랐는데, 지금까지 마셔본 캔맥주 중 단연 1위다. 후식으로 먹은 수플레 푸딩도 훌륭했다. 일본 편의점 디저트의 퀄리티는 정말 압도적이다. 이건 귀국 전에 한 번 더 사 먹어야겠다.

야경이 아름다운 요코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