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8
도쿄 마라톤은 배번을 반드시 엑스포에서 직접 수령해야 한다. 장소는 도쿄 빅사이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보던 그곳에 실제로 가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일석이조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아식스 슈퍼블라스트 3가 엑스포 한정 선발매라니, 오늘도 자연스럽게 오픈런이다.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버스로 갈아탔는데, 차 안에 사람이 가득하다. 다들 엑스포에 가는 걸까. 더 일찍 나왔어야 했나 싶었다.
버스는 교통카드가 안 될 것 같아 일부러 편의점에서 물을 사 동전을 만들었는데, 막상 타보니 스이카가 된다. 이제 일본에서도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다. 공항 ATM에서 3만 엔을 뽑았는데, 스이카 충전에 5천 엔을 쓰고 나니 나머지는 그대로다. 작은 가게 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카드나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이제 일본 여행을 하면서 동전 지옥에 빠질 일이 거의 없어져서 좋다.

10시에 도착했는데도 패킷 수령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일본은 어딜 가도 웨이팅이다. 일본 사람들도 기다리는 걸 싫어하겠지만, 표정은 담담하다. 이 정도면 웨이팅도 하나의 문화 아닐까 싶다. 슈퍼블라스트3는 이미 포기 상태.


30분을 기다려 패킷을 수령하고, 바로 옆 엑스포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다른 건 제쳐두고 곧장 아식스 부스로 향했는데, 다행히 슈블3가 아직 남아 있었다.
한 번 신어보니 착화감이 너무 좋아서, 바로 이 사이즈로 달라고 했다.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아식스 부스에선 슈블 말고도 도쿄 마라톤 한정판 티셔츠와 후드티, 각종 굿즈들이 많았다. 원래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한정판’과 ‘도쿄 마라톤 기념’이라는 상술에 결국 바람막이 하나를 고르고 말았다. 비싸긴 하지만, 앞으로 이걸 입을 때마다 오늘이 떠오른다면 그 값은 충분하지 않을까. 일종의 추억 회상 비용이다.


아식스 외에도 수많은 부스가 있다. 스탬프를 모으면 기념품을 준다기에 하나씩 찍으며 구경했다. 러닝화, 러닝복, 러닝 워치, 에너지 젤, 이온음료, 선크림, 입욕제까지. 운동 전부터 끝난 뒤까지 러닝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가챠의 나라답게 여러 부스에서 가챠를 돌릴 수 있었는데, 작은 소품이 대부분이지만 입욕제 부스에서는 무려 세 개나 받았다. 예상보다 훨씬 알찬 수확이다.


엑스포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특히 여러 브랜드의 최상급 카본화를 한 번씩 신어볼 수 있었던 게 좋았다. 러닝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공간이다.





엑스포를 마치고 실물 사이즈 건담을 보기 위해 다이바시티 도쿄 플라자로 향했다. 이동은 유리카모메를 탔다. 먼저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내일이 마라톤이라 탄수화물을 채워야 하니 우동을 선택했다.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맛이었지만, 회전율이 좋아 튀김이 바삭했다는 점은 만족.
쇼핑을 하고, 건담도 보고, 자유의 여신상도 잠깐 구경한 뒤 오늘은 일찍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저녁으로 나폴리탄을 먹었다. 일본에서 처음 먹어보는 나폴리탄이라 케첩의 달고 짜고 신 자극적인 맛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깔끔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맛. L사이즈로 주문했는데 절반 먹고나서 파마산 치즈를 듬뿍 뿌려 먹으니 끝까지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내일은 드디어 기다리던 도쿄 마라톤. 날씨가 조금 덥다고 하니, 기록은 잠시 내려놓고 LSD를 한다는 마음으로 가자. 주는 간식은 다 먹고, 코스와 분위기를 즐기면서 신나게 달리고 와야겠다.

'여행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6 도쿄 5일차 - 요코하마 (2) | 2026.03.02 |
|---|---|
| 26 도쿄 4일차 - 도쿄 마라톤 (0) | 2026.03.01 |
| 26 도쿄 2일차 - 디즈니씨 (1) | 2026.02.27 |
| 26 도쿄 1일차 - 퇴근하고 도쿄까지 (3) | 2026.02.26 |
| 오비히로 4일차 - 오비히로 미술관 등 (1) | 2025.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