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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네팔

네팔 11일차 포카라 2

Day 11
251216
포카라 2일차

페와 호수 옆에 있는 평점 좋은 식당에 왔다. 가게 이름은 유토피아 가든. 일단 접객하는 종업원이 너무 친절하다. 메뉴를 고르니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알레르기 있는지도 물어본다. 파인다이닝은 가본 적 없지만 거의 그에 준하는 접객을 받는 느낌이다. 사실 이런 과도한 친절은 조금 부담스럽긴 한데, 그래도 불친절한 것보단 훨씬 낫다.

두 가지 종류의 커리가 나오는 스페셜 머튼과 갈릭 난, 제로 콜라를 주문했다. 호수 바로 옆이고 인테리어도 서양식이라 로컬 식당에 비해 가격은 조금 나가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호프집에 온 것처럼 팝콘과 찍어 먹는 소스 두 가지를 내준다. 소스가 매콤해서 마음에 들었다.

제로 콜라를 시키니 직접 따라준다. 따라주는 건 좋은데, 정적 속에서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이 시간이 은근히 부담된다. 손님이 나 혼자라 그런 걸까.

노래는 뉴에이지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평화로운 호숫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로컬 식당도 저렴하고 맛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선 돈을 조금 더 주고 이런 곳에서 여유 있게 먹는 것도 맞는 선택인 것 같다. 아직 음식도 나오지 않았는데, 벌써 포카라를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식당은 맛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외의 서비스도 꽤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유토피아 스페셜 머튼 커리
혼자서 두 가지 커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 가게에 온 가장 큰 이유다. 지금까지 먹었던 커리 중 점도가 가장 진했다. 매운 거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신라면 정도의 딱 좋은 맵기였다. 다른 커리집보다 간이 세지 않아 더 좋았다. 난도 커리 타이밍에 맞춰 구워져서 쫄깃하고 맛있었다.

점심을 다 먹을 때까지 손님은 나 혼자였다. 눈에 보이는 직원만 해도 여섯 명은 되던데, 어떻게 가게가 유지되는지 신기하다.

꿀잠자는 커여운 댕댕이

밥 먹고 뭐 할까 하다가 졸려서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잤다. 자고, 밥 먹고, 똥 싸고, 다시 자고, 밥 먹고, 똥 싸고. 이렇게 한량처럼 지내니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카트만두 가는 날은 언제였지. 저녁엔 뭘 먹을까. 나에겐 이곳이 유토피아 그 자체다.

낮잠을 때리고 일어나 흑백 요리사 공개된 회차를 다 보고, 저녁으로 멕시코 음식을 먹으러 왔다. 영화 코코에 나오는 알록달록한 해골 장식이 있는 멕시코풍 인테리어에 멕시코 음악까지 나오니 꽤 이국적이다. 치킨 타코와 마가리타를 주문했다.

타코
역시 멕시코 음식은 매콤해서 잘 맞는다. 3피스에 5천 원꼴이라 비싼 듯하지만, 보기보다 양이 꽤 된다.

마가리타
뭘 마실지 보는데 마가리타 종류만 여러 개라, 멕시코 대표 칵테일인 것 같아 클래식으로 시켜봤다. 상큼한 칵테일인데 잔 가장자리에 소금이 뿌려져 있어 새콤하고 짭짤하다. 이 소금이 킥이다. 타코와도 잘 어울린다.

추가로 시킨 치즈 나초
홈메이드 나초라 그런지 확실히 더 바삭하고 깔끔한 맛이다. 치즈도 넉넉해서 좋았고, 같이 나오는 과카몰리도 마음에 들었다.

역시 멕시코 음식은 인도 음식처럼 실패할 확률이 적다. 언젠가는 멕시코도 꼭 가봐야지.

오늘은 밥만 먹고 한 게 없다. 이럴 거면 여행을 왜 가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난 이런 하루도 좋다.

오늘의 지출
점심: 1,200루피
생수: 25루피
저녁: 1,920루피

총: 3,145루피(약 32,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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