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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정

달리던 길이 공연장이 된 날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원 썸머 나잇
2025.9.6.(토) 제천 비행장

평소 러닝하던 곳이 공연장으로 변했다. 비행장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좌석이라 무대가 안 보일까 걱정했는데, 무대가 높게 설치돼 있어서 시야가 정말 좋았다. 반면 스탠딩석은 공간이 좁아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마치 출근길 1호선 지하철처럼 인구밀도가 높아 보였다. 만약 스탠딩으로 예매했으면 조금만 보고 집에 갔을 것 같다. 세 시간짜리 공연이라 지정석으로 예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실제론 3시간 30분 했음)

가수는 잘 보였지만 드럼과 베이스 소리가 너무 커서 보컬이 묻히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밴드 음악이 아닌 무대는 무난하게 들을 수 있었다.

원래는 다이나믹 듀오 무대를 보러 간 건데,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돌 공연도 인상 깊었다. 아이돌 무대를 처음 봤는데, 칼군무를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하고 멋졌다. 저 많은 인원이 어떻게 위치를 딱딱 맞추며 춤을 추는지 감탄이 나왔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한 걸까. 오늘 처음 들어보는 팀조차 이 정도 실력이라니, K-아이돌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정승환, 존박 무대도 아는 곡이 많아 즐거웠고, 무엇보다 기다리던 다이나믹 듀오 무대는 최고였다. 마지막 순서라 거의 한 시간을 했는데, 그 내내 흥겨웠다. 힙합을 한창 듣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뛰어놀고 싶었지만 좌석이라 손만 흔들 수밖에 없었던 게 아쉬워서, 이때만큼은 스탠딩석이 부러웠다.

공연장에서 집까지 10분밖에 걸리지 않아 돌아오는 길도 편했다. 다른 사람들은 집에 가려면 한참 걸리겠지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공연비는 3만 원이었는데 제천화폐 만 원을 줘서 사실상 2만 원. 가성비가 훌륭했다. 내년에도 비행장에서 한다면 이틀 내내 올 것 같다. 근데 영화제인데 영화보단 공연에 더 공을 기울인 것 같다. 이럴거면 그냥 영화 이름은 떼고 음악제라고 해라.

공연 이틀 하는데 이름이 왜 원 썸머 나잇(One Summer Night)일까. 이것도 매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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