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퇴 후 원주터미널 헌혈의집에서 스무세번째 헌혈을 마치고,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도 했다. 예전부터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오늘 오랜만에 성분헌혈을 해보니 할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결심하게 되었다.(성분 헌혈과 조혈모세포 채취 방식이 비슷하다고 함)
조혈모세포는 우리 몸의 혈액을 만드는 ‘모(母)세포’다. 백혈병 환자는 골수가 암세포로 가득 차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병든 골수를 제거하고, 건강한 골수(조혈모세포)를 새로 심어 정상적인 혈액 생성과 면역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등록한다고 해서 바로 기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혈액형이 아니라 HLA(조직적합항원)가 맞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HLA는 형제자매끼리도 25% 정도만 일치하며, 비가족의 경우는 수천, 수만 명 중 한 명 꼴로 일치한다. 때문에 5~10년이 지나야 나와 적합한 항원을 가진 환자가 나타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수십 년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HLA가 일치하더라도 환자의 건강 상태가 양호해야만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매칭이 된다면, 그 환자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생명의 끈이 된다. 그래서 기증자 풀이 넓어질수록 더 많은 환자가 생존할 기회를 얻는다. 매칭이 되면 약 3일 정도 입원하게 되는데, 회사에서 병가로 처리할 수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혹시 ‘나는 지금 왜 살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살고, 이를 위해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한다. 내 몸이 누군가를 위해 쓰일 날을 기약하며,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걸 먹고 푹 자면서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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