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오면서 다시 깊은 우울감에 빠졌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당분간 사람을 만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회사에 연락해 일주일간 연가를 냈다.
쉬는 동안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도 보고 야구장에도 갔지만 예전처럼 즐겁지 않았다. 음식의 맛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매운맛이 주는 통각과 식감만 겨우 느껴져서 엄청 매운 음식만 계속 먹었다. 운동도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생각이 끝없이 떠올랐다.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괴로워하다가 술로 억지로 뇌를 마비시키곤 했다. 하지만 술도 마시는 순간만 잠시 나아질 뿐, 결국 다시 공허함만 남았다.
일주일을 쉬고도 도저히 회사에 갈 수 없을 것 같아 연가를 한 주 더 냈다. 그때는 생활 리듬도 완전히 무너졌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다시 자는 생활을 반복했다. 하루에 열두 시간 이상은 잔 것 같다. 그렇게 짐승처럼 먹고 자는 일만 하며 지내다 보니 오히려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왜 다시 우울증에 빠졌는지 오래 생각했다.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 이유를 찾게 됐고, 다시 한번 노력해봐야겠다는 결심도 섰다. 그래서 어제 출근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예전처럼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간단한 일을 하는 것도 버거웠다. 무엇보다 사람이 무서웠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다시 공허함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러다 또 안 좋은 생각들에 휩싸여 술을 마시고 기절하듯 잠들었다. 세 시간 정도 자고 새벽에 눈을 뜨고 나니 오히려 불안과 공허함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 다시 병원에 가보려고 한다. 이 상태가 다시 깊어져 빠져나오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항우울제만은 다시 먹고 싶지 않았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것이 평생 안고 가야 할 문제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병원에 간다는 생각 자체가 나 스스로 대견스럽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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