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는 동안 진격의 거인을 정주행했다. 다시 봐도 재미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여러 캐릭터 중에서도 나는 주인공인 에렌 예거를 가장 좋아한다. 초반에는 다소 답답하고 짜증 나는 인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힘과 책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잘못을 뉘우치면서도 계속해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중 케니가 말했듯, 우리는 모두 무언가의 노예다. 그렇지 않다면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에렌이 자유의 노예였듯, 나 역시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분명 무언가의 노예라는 사실만은 어렴풋이 느낀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살아있는걸지도.
우울증은 자기 연민의 노예가 되는 순간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나는 평생 그런 것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다. 노예가 될 거라면 자유든, 진실이든, 신념이든 무엇이든 조금 더 멋진 것의 노예가 되고 싶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도 결국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좇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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