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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26 도쿄 1일차 - 퇴근하고 도쿄까지

260226

도쿄 마라톤을 달릴 겸, 여행과 쇼핑도 함께할 생각으로 도쿄에 왔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2023년 9월에 한 번 왔었는데, 그때 워낙 재미있어서 언젠가 다시 오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빨리 그 기회가 찾아온 건 도쿄 마라톤에 당첨된 덕분이다.

야근부의 장점은 평일에 비행기를 타기 수월하다는 점이다. 연휴가 끼어 있었고 출발 한 달 전에 예매했지만, 왕복 30만 원이라는 적당한 가격에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야근을 마치고 아홉 시 퇴근. 집에 들러 짐을 싸고 열한 시 반에 차를 몰아 청주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기차 시간이 애매해 자차를 선택했는데, 운전 내내 졸음과 싸우느라 쉽지 않았다. 예전에 무료였던 인근 주차장이 유료로 바뀌어 이번엔 공항 주차장을 이용했다. 하루 6천 원이면 아주 비싼 편은 아니지만, 여행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된다. 다음부터는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다.

청주공항은 최근 3년간 매년 한 번씩은 오고 있다. 올 때마다 사람이 늘고, 내부 시설도 조금씩 확충되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노브랜드버거 매장이 새로 생겼다. 공항에서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어 집에서 대충 먹고 왔는데, 다음부터는 햄버거로 해결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항공사는 이번에도 에어로케이. 지금까지 다섯 번 정도 이용했는데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무엇보다 가격이 깡패다. 도쿄, 오사카 같은 대중적인 노선뿐 아니라 오비히로나 울란바토르 같은 도시에도 취항해 다양한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비행기에서는 두 시간 내내 잤다. 비번 날 비행기를 타면 이런 점이 좋다.

저녁 6시 반,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전철을 타고 이동해 호텔에 체크인하니 밤 9시. 아침 9시에 퇴근하고, 저녁 9시에 숙소에 도착한 셈이다. 나흘간 머물 곳은 바쿠로초역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 마라톤 골인지점이 도쿄역이라 도쿄역과 가깝고 가격이 적당한 곳으로 골랐다. 짐만 내려두고 곧장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일본은 좌측통행이라 헤깔림



저녁은 교자노오쇼에서 해결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매장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다행히 혼자 앉는 카운터석이 남아 있어 웨이팅은 피했다. 유튜브에서 추천하던 천진반+교자 세트에 부추간볶음을 추가했다. 총 1,700엔. 일본도 물가가 올랐다지만, 아직은 외식비가 한국보다 약간 저렴한 느낌이다. QR로 주문할 수 있어 편리했다. 혼밥 손님과 단체로 술을 마시는 손님이 뒤섞여 적당히 시끌벅적한 분위기. 일본 로컬의 밤 같은 느낌이 났다. 옆자리에서 마시는 생맥주가 몹시 탐났지만, 마라톤 전이라 꾹 참았다. 끝나면 무제한으로 마셔야지.

천진반은 비주얼에 비해 평범했고, 달달한 맛이 강해 조금 아쉬웠다. 교자도 만두 자체는 솔직히 집에서 먹는 비비고 왕교자가 더 나은 듯했지만, 한쪽은 바삭하게, 한쪽은 부드럽게 구워 식감 대비가 좋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추가로 주문한 부추간볶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채소는 아삭했고, 간 특유의 잡내도 거의 없었다. 다음에 온다면 식사류보다는 안주류에 생맥주 한 잔을 곁들이고 싶다.

이제 일본 여행은 한국만큼이나 익숙하다. 길 찾기도 수월하고, 구글맵 덕분에 오히려 더 편한 부분도 있다. 직전에 다녀온 네팔과는 정반대다. 그래서인지 예전처럼 거리만 걸어도 설레는 감각은 많이 줄었다. 일본에 대한 한계효용이 꽤 낮아진 느낌이다.

그래도 이런 편안하고 익숙한 여행도 나는 좋아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거인 맥도날드의 더블쿼터파운드치즈버거도 처음 먹었을때 신세계였지만 이젠 그려러니한다. 그래도 가끔 생각나고 생각날때마다 먹으면 역시 맛있다. 나에게 일본은 더블쿼터파운드치즈버거같은 곳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bbq더블쿼터파운드치즈버거도 비싸긴 한데 진짜 맛있다).

내일 아침은 일찍 일어나야하니 오늘은 빨리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