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에선 몇 번 뛰었지만 한강에서 뛰는건 처음이다. 집에서 잠수교까지 15k라 왕복해서 30k만 뛰려고 했는데 러닝하기 너무 좋은 날씨라 38k까지 뛰었다.
역시 서울이라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고, 지방보단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이다보니 뛰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제천, 영월에선 거의 혼자 뛰는 기분이었는데 여긴 나말고도 뛰는 사람들이 많으니 사람 구경하는게 재밌었다.
단체로 다니는 러닝크루를 처음 봤다. 가끔 저렇게 같이 뛰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한 인싸크루와 마주쳤는데 생판 모르는 나한테 화이팅을 해줬다. 저런 기빨리는 크루에 들어가서 같이 뛰는건 싫지만 남에게 긍정에너지 전파하는건 좋은것 같다. 모든 러닝크루가 나쁜건 아닌듯. 들어가진 않겠지만.
잠수교 도착하기전 13k즈음, 맞은편에서 달리는 한 아저씨가 나한테 따봉을 해줬다. 난 영문을 몰라 그냥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는데 지나치고 나니 너무 웃겨서 심박이 급상승했다. 역시 문화생활은 서울이야, 라고 생각하며 따봉아저씨한테 리액션 못 해준거 아쉬워하며 뛰고 있었는데 19k에 반환점돌고 21k즈음, 맞은편에서 따봉아저씨가 뛰어오고 있었다. 아저씨가 선따봉 하길래 나도 맞따봉했다. 이번엔 제대로 맞따봉해서 매우 만족하며 나머지 거리를 뛰었다.
화장실, 급수대가 많아서 너무 좋았다. 화장실은 1~2키로마다 하나씩 있고, 아리수 나오는 급수대는 500미터마다 하나씩 있는것 같다. 아리수 진짜 너무 좋음. 편의점도 있어서 중간에 양갱 하나 사 먹었다. 포카리스웨트도 먹고 싶었는데 250ml가 2,000원이라 너무 비싸 그냥 아리수로 대체했다. 다음엔 한강라면 먹어야지.
한강 근처에 살면 러닝도 더 재밌게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특히 갈 수 있는 코스가 많고, 보급하기도 쉬워서 lsd할때 진짜 좋을것 같다라고 생각하며 한강뷰 아파트를 봐라봤다. 근데 로또 1등 당첨돼도 저 아파트엔 못 들어가잖아. 한강을 누리는건 공짜지만 거의 매일 오는 이 현지인들은 다 부자겠지. 근데 이 부자들의 세금으로 내가 공짜로 이 한강을 누린게 아닐까라고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며 4시간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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