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광장

광장에 들어가는 과정이 마치 또 다른 나라에 입국하는 것 같다. 총 세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1. 신분증(여권) 검사
2. 예약 확인
3. 여권 검사 한 번 더 + 소지품 검사 (검신이 매우 꼼꼼하다. 양말까지 확인하는 건 처음 본다.)
금요일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다. 중국인들에게 천안문 광장은 성지순례 같은 곳이라지만, 그래도 너무 많잖아. 검사하는곳마다 줄이 길다. 다행히 광장 안은 워낙 넓어서 인구 밀도가 높지 않다. 이 나라는 왜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크고 넓게 만드는 걸 좋아할까.
천안문에는 마오쩌둥의 사진과 함께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세계 인민 대단결 만세’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만세를 참 좋아하네. 한 인물을 찬양하는 방식이 북한과 닮았다. 이 정도면 거의 종교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자금성

천안문을 통과해서 들어갈 수 있다. 예약제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는데, 원하는 타이밍에 듣고 싶은 부분을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특정 장소에 가야 GPS로 자동 재생되는 방식이다. 그런데 GPS 인식률이 별로라 설명이 안 나오는 곳도 있고, 한번 재생이 시작되면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불편함의 끝판왕. 지금까지 수많은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해봤지만, 자금성의 오디오 가이드는 단연코 최악이다. 해설 내용은 괜찮았지만, 기계가 너무 후졌다.
나에게 궁궐은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져서 그냥 “엄청나게 큰 궁궐이구나” 정도의 감상만 들었다. 창덕궁 후원처럼 운치 있는 곳도 없고,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 기가 빨리고 정신이 없다. 궁궐 전체를 꼼꼼히 보려면 4~5시간은 걸릴 것 같다. 어딜 가도 비슷해 보여서 거의 최단거리로 빠져나왔는데도 2시간이 걸렸다.
점심밥

양고기 볶음

겨자 양배추 샐러드?
두 요리 다 야채 식감이 아삭아삭해서 맛있었다

베이징엔 버드나무가 많다

탕후루 처음 먹어봄
맛있긴 한데 굳이 내 돈주고 또 사먹진 않을듯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 얼굴의 관우 + 금색의 책갈피
유비 사고 싶었는데 못 찾았서 관우로 샀다
저녁은 하이디라오 훠궈

웨이팅하는 동안 직원이 와서 종이접기를 같이 하며 시간을 보내준다. 이런 서비스는 처음 받아봐서 신기했다.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종이접기하고, 오목 두고, 옆 테이블 구경하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자리에 앉아 태블릿으로 주문하는데, 말은 잘 안 통해도 직원이 이것저것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밥 먹기도 전에 이미 재밌다. 마라탕과 하얀 해산물탕(백탕)을 주문했는데, 마라탕이 정말 맵다. 한국에서 먹는 마라탕 최고 맵기랑 비슷한 것 같다. “이게 진짜 본토의 마라구나” 싶었다. 매워서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지만, 계속 손이 갔다. 백탕도 아주 맛있었다. 고기류보다 두부와 야채가 신선해서 식감이 정말 좋았다.
옆 테이블에서는 직원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중국에서는 생일에 하이디라오에 오는 게 하나의 문화인가 보다. 맛있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틀날 걸음 수
천안문+자금성이 빡세다
오늘은 대륙의 인구를 온몸으로 체감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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