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파멸한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어떤 형이상학적인 진리를 끄집어내려 현학적인 분석을 시도하려는 순간 이 길지 않은 이야기는 야멸치게 그 시도를 무력화하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서슴없이 감추어 버린다." - '해제 중 노인과 바다를 위하여' 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이 길지 않은 이야기를 20대 후반에야 접하게 되었다
짧다고 하기엔 길고 길다고 하기엔 짧은 애매한 분량의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을 덮고 느낀 여운은 내가 읽은 가장 긴 소설이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때 느낀 여운과 유사했다. 두 이야기 모두 한 인간의 처절한 투쟁과 그 인간을 끝까지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인물이 나온다. 이런 유사점이 그 비슷한 여운을 이끌어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소재를 난 좋아한다. 처절한 투쟁과 고뇌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
현대사회에서 이야기는 여러 방식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소설만이 주는 그 특유의 여운은 그 어느것도 따라오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이 고독한 이야기를 읽고나서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