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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작가로 유명한 C.S. 루이스의 SF 우주 소설 3부작 중 1권을 읽었다. 제목만 봤을땐 굉장히 음침하고 악랄한 음모가 존재할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다 읽고 나니 내 생각과는 완전 반대인 소설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언어학자이면서 도보여행을 하고있던 랜섬이라는 40대로 추청되는 한 남자이다. 그는 도보여행을 하다가 두 물리학자 일당에게 납치당해 우주선에 태워진다. 말란칸드라 라는 행성에 도착한 랜섬은 납치한 두명에게 도망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미지의 행성에서 흐로스, 소른, 피플트리그라는 그들의 단어로 호른이라고 불리는 세 종류의 지적생명체를 만나게 된다. 랜섬은 처음에 그들을 두려워했지만 언어학자답게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그들에게 인정받고 동화되어지고 싶어한다. 이 미지의 행성의 나날에 익숙해지면서 그는 이 행성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끼며 호르의 시점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 나중에 가선 그는 인간의 시력으론 볼 수 없는 호른들만이 느끼는 엘딜의 존재까지 형태를 볼 수 없지만 느낄 수 있게 된다. 흐로스들과 함께 물에 사는 포악한 짐승인 흐나크라를 사냥하던 중 그와 친하던 흐로스인 효이가 그를 납치해서 이 행성에 데려온 두 인간에게 죽임을 당할땐 굉장히 괴로워하며 효이를 죽인 두 인간을 증오하기까지 했다.
그 후 흐로스들과 헤어져 오야르사라는 말란칸드라를 통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자와 만나게 되고 그와 대화하면서 이 행성이 화성임을 깨닫게 된다. 두 명의 납치범이 오야르사에게 재판 비스무리하게 받는데 오야르사는 인간이 자기 행성의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는다며 말란칸드라에서 추방시킨다. 그리고 랜섬은 그들과 지구로 돌아갈지 말지 고민하다 지구로 돌아가기로 하고 그 두명과 같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하고 화성에서 있었던 일을 소설로 묶는다. 랜섬이 쓴 소설의 후기에서 그는 말란칸드라에서 느낀 경험들을 지구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한다. 말란칸드라에서의 '보랏빛 숲의 이른 아침 냄새'를 지구인들은 지구에서 느끼는 보랏빛 숲의 색깔과 이른 아침의 냄새를 연상하고 오해할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미지의 행성에 갔더니 외계인과 만났는데 그들은 친절했고 인간은 외계인보다 나쁘고 그들과 조화롭게 살려고 하기 보단 그들을 정복하려고만 한다는 흔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전개보다는 사물에 대한 표현이 인상깊었다. 인간은 인간의 오감에 의존해 지구에서 느끼는 것들에 대해서만 그것이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이 넓은 우주를 인간의 오감만으로만 인지할 수 없을것이다. 인간의 오감으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하고 인간보다 더 우월한 생명체도 우주 어딘가에 있을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호모 사피엔스라는 현 인류는 너무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오만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