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기
나에게 있어 올해 가장 큰 프로젝트는 마라톤 풀코스 도전이다. 그래서 1, 2월 겨울에도 열심히 달렸고 뛰기 싫은 날에도 마라톤이라는 목표를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 9, 10월엔 족저근막염때문에 많이 못 뛰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은 거의 다 나아서 몸 컨디션은 괜찮은 것 같다.
올 해 마일리지
1월 100km
2월 96km
3월 137km
4월 176km
5월 172km
6월 115km
7월 148km
8월 117km
9월 52km
10월 86km
총 1200km
남들과 경쟁하는 대회도 아니고 자신과의 싸움이라 긴장보단 설렘이 더 크다. sub4(4시간안에 들어오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족저근막염때문으로 인해 요새 30km이상 장거리를 달리지 않아 약간 불안하긴 하다. 무엇보다 대회 당일 날 컨디션이 좋았으면 좋겠다.
대회 이틀 전
점심 메뉴가 별로라 밥을 거르고 저녁에 파스타 400g가량을 먹었다. 알리오올리오로 먹었는데 젤 좋아하는 요리도 많이 먹으니 나중엔 질리더라. 그래도 천천히 다 먹어서 몸에 탄수화물을 많이 저장했다. 평일엔 매일 하던 운동을 안 하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크로스핏갈까 생각했는데 오늘 와드 힘들어보여서 원래 계획한대로 쉬기로 했다. 게임 좀 하다 열 시에 불끄고 열 두시쯤에 잤다
대회 하루 전
아침 여덟 시 기상. 오랜만에 기분좋게 잘 잤다. 내일도 이렇게 잘 자면 좋을것 같지만 오늘이라도 잘 자서 너무 좋다. 집안일 조금 하고 마라톤 뛸 준비물을 챙겨 관사에서 나왔다. 그리고 지금 열 시 반 제천역에서 청량리역 가는 itx마음을 타고 서울집으로 가고있다. 집에 가서 엄마밥먹고 푹 쉰다음 잘 자고(제일 중요!) 내일 일어나서 아침밥으로 죽이랑 바나나 먹고 상암월드컵경기장에 가야지. 이제 출발까지 24시간도 안 남았다. 내일 이 시간엔 나는 혼자 욕하면서 서울 어딘가를 뛰고 있겠지.
작년 5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음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러닝을 시작했고 언젠가 나도 하루키처럼 마라톤 완주를 하면 멋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당시 나에게 42.195km는 너무 길어보였다. 하지만 지난 18개월동안 못 해도 지금까지 1600km은 달려왔다. 그러니 내일이면 나도 하루키처럼 마라톤 풀코스를 마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풀코스 완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지금까지 달렸던 이 과정들이 나도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무한도전을 보고 자라서 그런가 난 도전하는게 좋다. 도전하기 위해 노력하는것도 좋다. 그래서 매 번 나와의 싸움을 하는 이 달리기라는 운동을 좋아하는가보다. 하루키 선생님 저에게 달리기를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