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멋진 신세계

birdle 2022. 9. 18. 15:54

올더스 헉슬리의 장편 소설 멋진 신세계를 읽었다. 1932년에 발매되어 올해 90년을 맞는 이 작품은 지금 읽어도 문체가 세련됐고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멋진 신세계. 책 제목부터 멋지다. 신세계라는 단어만으로도 내가 상상하는 세계가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거기다 멋진이라는 형용사까지 붙다니. SF 소설 제목으로 이거를 따라갈 수 있는 게 있을까?
인공수정으로 태어나 요람에서 무덤까지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그들에게는 어머니란 단어조차도 통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회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은 각자 자기들의 위치에서 일하고 촉감 영화와 마약 같은 수단으로 여가를 즐기며 그들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근심과 걱정은 없다. 그저 소마라 불리는 극소량의 마약만 있으면 모두 잊고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도 일하고 집에 오면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맵고 달고 짠 거를 많이 먹는다. 이것들이 현대 사회의 소마인 것 같다. 우리도 스스로 알 지 못한 사이에 여러 대 기업과 국가에 의해 세뇌되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나는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이러면서 또 집에 가면 유튜브나 트위치를 보며 콜라를 마시고 있을 나를 나는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