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제5도살장

birdle 2019. 6. 2. 14:36

미국 소설가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을 읽었다

소설의 주 내용은 주인공 빌리 필그램의 세계 2차 대전 참전 및 드레스덴 폭격 목격 그리고 이후의 이야기이며 작가 본인의 자전적 소설이다.

책의 초반 부분에 나레이터로 나타나는 서술자는 드레스덴 폭격 이후 곧바로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지만 그는 20년이 넘어서도 소설을 완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보니것의 인생에 드레스덴 폭격은 가장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유명세에 비해 소설은 흥미롭게 읽히지 않았다. 시공간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약간 지저분한 스토리텔링에 주인공 빌리의 감정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많이 할애되어있는 포로생활 묘사는 작가는 해학적으로 표현하러 했지만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비해 해학도, 처절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매력이 있다. 그다음장을 펼치게 하는 이상한 마력이 있어 완독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는 미국인도 아니고 세계 2차 대전에 대해 무지하다. 그래서 이 책이 감명 깊지 않았던 것 같다. 세계 2차 대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이 소설을 한 번 더 읽으면 뭔가 느껴지는 게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