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birdle 2017. 12. 26. 14:52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국내도서
저자 : 츠지 히토나리(Hitonari Tsuji) / 김훈아역
출판 : 소담 200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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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모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어한다고 하자. 가장 쉽고 직설적인 방법은 상대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한다. 또한 사랑이라는 감정은 상대방에게 "난 널 사랑해"라고 말한다고 그것을 전부 전할 수 없다. 말로서는 전해지지 않을것같다. 그래서 남자는 부모에게 감사와 사랑을 편지에 채워넣는다. 하지만 아무리 써봐도 내 감사함과 사랑이 편지에 전부 적어지지 않는다. 고민한 남자는 결국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 대필을 요청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의뢰를 받고 편지를 대필해주는 이야기를 엮은 편지 에세이이다. 대필을 요청한 사람들은 다양하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고백편지. 전 남자친구의 결혼을 축하해주는 편지. 곧 죽을 어머니에게 손자가 죽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쓰는 편지. 자식들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등. 그들은 상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편지로 전하고 싶지만 자신들의 힘이 부족해 그것을 타인에게 맡긴다. 나는 대필이라는 것에 이전까지 불쾌함을 느꼈다. 편지는 직접 자신이 써야 그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쓰는게 힘든 사람들, 편지를 쓰고 싶어도 글을 쓸 줄 몰라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알게되고나니 대필을 요청하는 그 사람들의 마음을 내가 무시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도 자신이 직접 쓰고 싶었을것이다. 얼마나 간절하면 대필까지 요청하는걸까.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편지를 총 3번 써 보았다. 저자가 대필한 편지들을 읽을때마다 내가 편지를 썻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쓰고 지우고 읽고 다시 쓰고 몇번을 반복하여 편지를 써낸 그 날의 기억. 내 생각으론 남에게 마음을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손으로 쓴 편지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에게 감정이 있는한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편지는 사라지지않을것이다.